- 교육청, 법령 근거에 따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공금횡령 등으로 중징계를 받은 초등학교장이 징계가 끝나 학교로 돌아오려 하자 학부모들이 결사반대하고 나섰다.
이 학교장은 공금횡령, 공무원품위손상 등을 이유로 경남도교육청으로부터 정직 3개월의 중징계를 받고 징계가 끝나는 오는 4월 25일 학교로 복귀할 예정이다.
이에 해당 학교 학부모들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 이라며 "만약 학교장이 복귀할 경우 자녀들의 집단 등교 거부도 불사할 것" 이라고 맞서고 있다.
자칫 징계 학교장 복귀로 인해 한 초등학교 전체가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에 빠질 위기에 놓인 것이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9월로 거슬어 올라간다. 경남도 교육청에 따르면, 당시 거제 모 초등학교 A 교장이 공금횡령 및 부정부패, 소속 교직원들에 대한 모독과 심리적 압박, 허위진술 강요, 도교육청의 정상적인 감사 방해 등으로 인해 도교육청으로부터 1월 25일 부터 4월 24일 까지 정직 3개월의 중징계를 받는 것에서 시작됐다.
이 기간 중 3월 도교육청의 정기인사가 있었으나, 중징계를 받은 학교장은 인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중징계가 끝나더라도 인사규정상 교장은 교육공무원임용령 등 상위법에 의거, 수시인사를 할 수 없어 규정상 9월 정기인사 때 까지 인사 이동이 불가한 상태다.
이같은 이유로 인해 징계가 끝나는 4월 25일 부터는 해당 학교로 복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학부보들은 "교육현장에서 있을 수 없는 일" 이라 주장하며 결사반대를 외치는 등 극도로 흥분해 있다.
학부모들은 지난 21일 경상남도교육청과 교육부 산하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A 교장이 복직되지 않게 해 달라며 400여 명의 서명을 받아 진정서를 제출한 사실이 있다.
이어, 31일에는 "비민주적이고 독단적인 비리 교장의 복귀를 결사 반대한다"며 교육관계자들과 거제시민들에게 이같은 사실을 알리는 성명서를 언론에 배포하는 등 범시민 반대운동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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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민주적 학교운영, 공금횡령 등으로 3개월 정직 중징계를 받은 거제 A초등학교 교장이 정직이 끝나고 학교로 돌아오려 하자, 학부모들이 결사반대하고 나섰다. | ||
이들은 "해당 교장은 그간 비민주적이고 독단적으로 학교를 운영해 왔다"며 "이로 인해 교사들은 물론 학부모들과도 수차례 마찰을 빚은 바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올바른 성장을 위해 최선을 다해 바른 교육에 전념하고 있는 평교사들은 교장으로부터 오랜 시간 가늠할 수 없는 권위로 부터의 스트레스와 압박, 독선적인 환경 속에서 고통받아 왔다"며 "학교장의 징계 후 행태를 봐도 복귀를 통해 더 큰 갈등과 매우 심각한 불화를 조장할 것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학교장은 과격하고 지나친 언사로 어린 학생들에게 모욕감을 주는 경우가 잦았으며, 이로 인해 학부모들 조차도 살얼음판을 걸으며 학교에 보내온 것이 사실이다"며 "우리 아이들이 곧 학교장의 비민주적 행태와 반청렴한 사안들을 알게됐을 때 느낄 고통과 좌절들을 다시금 겪게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이들은 "학교장이 감사 중에도 교직원들에 대한 비상식적인 행위를 일삼았으며, 심지어는 직위해제 및 징계 중에도 학교를 찾아와 일으킨 여러 물의들을 확인했다"며 "절대로 내부 교직원과 학생,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보복행위가 자행 되도록 가만히 두고 보아서는 안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학부모들은 또 "우리의 뜻을 교육청에서 받아들이지 않고 교장을 복귀시킬 경우 집단 무력행동도 불사할 것"이라며 "자녀들의 집단 등교거부도 불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학부모들은 "사랑하는 우리 자녀들이 청령한 학교, 민주적인 학교, 모든 교육 주체들이 서로 존중하고 신뢰하는 학교에 재학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우리는 경남도교육청이 추구하는 청렴학교, 민주적 학교의 학부모이고 싶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경남교육청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법상으로도 징계를 받고 돌아온 교장에게 또 다시 징계를 할 수는 없다"며 "또한 제도적으로 오는 9월 정기 인사 전에는 해당 교장에 대한 인사를 할 수 없는 입장이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현재 거제에서 이같은 갈등이 일어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며 "교육청 차원에서도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에 대해 당사자 A 교장은 "교직원들에 대한 모독과 심리적 압박을 주거나, 학부모들과 특별히 마찰을 빚은 적은 없다"며 "아이들에게 모욕감을 주는 말 역시 한 적이 없을 뿐더러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특히 "'비민주적 학교운영'은 당시 함께 문제가 생겼던 타 지역 중학교 교장에 관한 것이지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다"고 해명했다.
이와함께 "직위해제 이후 감사결과 및 소청위원회에 갈 자료 등을 가지러 학교에 간 적은 있지만 물의를 일으킨 적은 없다"고 말했다.
A 교장은 "더군다나 학부모님들이 낸 성명서에 나오는 내용들은 사실과 다르다"며 "우리 학부모님들이 오해하고 있는 것 같아서 너무 속상하다"고 했다.
A 교장은 "이번 징계 역시 내용이 사실과 다른 점이 많아 소청위원회를 통해 밝히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 학교는 근무 가산점이 있는 학교 특성상 승진을 목전에 둔 교사가 많아 내부적으로 교사들간 경쟁과 갈등 등 여러 인사문제가 내제돼 있는 실정"이라며 "이번 일의 근원도 이러한 내부적 문제로 인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다 내려놓고 평생 열정과 사명감으로 누구보다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에 몸담아 왔는데 하루하루 일부과장되고 왜곡된 내용과 허위보도로 자행된 인격살인으로 복직이 문제가 아니라 모든것을 다 내려놓고 다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다"고 밝혔다.
A 교장은 "교직에 몸담아 오며 남은 것이라고는 명예 하나밖에 없는데 이같은 일로 하루아침에 명예가 실추돼 죽고 싶을 정도로 괴롭다"며 "직위해제 이후 하루하루가 고통의 시간이었다. 하루하루 반성하며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뒤를 돌아보게 되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어쨌든 교직원들과 학부모님들 모두 우리학교 학생들의 교육이 가장 우선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문제가 잘 해결됐음 좋겠다"고 밝혔다.
아래는 성명서 전문이다.
(2017년 4월 2일 14시 40분 A교장의 입장 추가 등 일부 수정)
| 성 명 서
비민주적이고 독단적인 비리 교장의 A초등학교 복귀를 결사적으로 반대합니다. 우리 A초등학교 학부모들은 지난 해 12월 경상남도 교육청의 감사 결과 공금 횡령 및 부정부패, 소속 교직원들에 대한 모독과 비민주적인 학교 운영 등의 사유로 정직 처분된 본교 B교장이 오는 4월 경 3개월 정직 징계 후 본교로 복귀하는 데 대하여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우리 자녀들의 교육과 성장의 터전인 동부초등학교가 비리 교원이 학교관리자인 처참한 환경에서 더 이상 비정상적으로 운영되지 않도록 다음과 같이 우리의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자 합니다. 첫째, 공금횡령 등의 각종 비리와 비민주적인 학교 운영 등으로 중징계를 받은 B 교장이 원래의 근무처였던 학교로 복귀하는 것을 결사 반대합니다. 둘째, 우리 A초등학교를 민주적인 학교, 청렴한 학교로 되돌리기 위해 우리는 B 학교장의 복귀를 강력하게 거부합니다. 셋째, 우리 아이들이 도덕적이고 전인적인 교육환경에서 교육받을 권리를 지켜주십시오. 넷째, 우리는 교직원들과의 마찰과 갈등을 조장하는 독선적인 B 학교장의 복귀를 결사 반대합니다. 우리가 마음 졸이며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는 동안에 우리의 사랑하는 아이들이 이러한 비교육적 환경에서 유무형의 비도덕적인 교육을 받아왔다는 것에 분노를 금치 못하며, 더 이상은 지켜볼 수만 없다는 데 의견을 모았습니다. |
박현준 zzz01230@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