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글로벌 해양시추업체(시드릴), 드릴십 인도 연기 요청
양대 조선소, 드릴십 각각 2척씩 발주 상태
조선소측 "인도시기 많이 남아 있고 자금계획 반영하지 않아 큰 문제 없다"
악재속 악재가 겹친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이번엔 글로벌 해양시추업체인 노르웨이의 시드릴(Seadrill) 파산 가능성 때문에 크게 긴장하고 있다.
노르웨이 선박왕 존 프레데릭슨이 소유한 시드릴사(社)에서 양대 조선소에 각각 2척씩의 드릴십을 발주한 상태에 있기 때문이다.
이 업체가 발주한 드릴십 건조대금은 27억달러(약 3조원)로 자칫하다가는 파산으로 인해 잔금을 날리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외신과 조선업계, 중앙언론 보도에 따르면 영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시드릴은 뉴욕 증시에 상장 돼 있으며, 최근 파산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주가가 반토막이 난 상태라고 한다. 4일(현지 시간) 뉴욕증시의 주가는 전날 주당 1.67달러에서 55%포인트나 하락한 0.74%달러로 마감했다.
시드릴사는 지난 4일 영국 또는 미국에 파산보호를 신청하는 것을 포함, 포괄적인 채무조정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드릴은 최근 수 년간 지속된 저유가와 해양시추 업황 악화로 유동성 위기에 빠지면서 채권단과 채무 만기 연장 등의 협의를 진행 중이지만 쉽지 않은 상태로 알려졌다. 채권단과 10억달러(1조1,300억원) 규모의 신규 자본 확충과 차입금 만기 연장 등을 두고 협상을 벌여왔다.
최근엔 채권단과 협의를 통해 4월 도래 채권 만기일을 8월로 연기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채무 조정과 관련해 주주들이 회수 가능한 투자액이 미미하다고 판단하는 등 채권단도 막대한 손실과 출자전환이 불가피하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시드릴의 총 채무액은 80억달러(92h200억원)에 달한다.
국내에선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시드릴사가 발주한 2척의 드릴십(해양시추설비)을 각각 건조 중이다. 두 회사의 수주액은 가각 10억4,000만달러(1조1,700억원), 11억1,000만달러(1조2,500억원) 수준으로 30%의 선수금만 받은 상태다. 잔금이 각각 8,200억원과 8,700억원 상당 남아 있다. 문제 발생시 자칫하다가는 남은 잔금을 회수하지 못하지나 않을지 우려된다.
그러나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 조선소측의 입장이다.
드릴십 인도가 연기되면 건조대금 입금이 지연되지만 해당 선박의 인도 연기 가능성을 경영계획에 이미 반영해 놓고 있기 때문에 회사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이다는 분석이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2015년 시드릴 측으로부터 이미 인도 연기를 요청받아 지난 3월말까지 이 드릴십 2척을 인도하고 잔금을 받을 예정이었지만 시드릴이 재차 인도 연기를 요청해와 현재 인도일을 협의하고 있다.
삼성측은 "2015년부터 인도가 연기되고 있던 사안이기에 큰 변수는 아니며, 이를 감안하고 올해 경영계획을 마련했다"고 한다.
대우조선해양이 건조 중인 드릴십은 2018년과 2019년 인도 될 예정이다.
대우조선측은 "인도일이 아직 많이 남아있어 본격적인 건조에 들어가지 않은 상황이며 올해 자금 계획에도 포함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양대 조선소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선사가 파산하더라도 선수금 30%를 몰취한 후 건조가 끝난 선박을 기존의 70% 가격으로 매각하면 건조대금을 전액 회수 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현대삼호중공업은 반잠수식 시추선 인수를 거부한 시드릴과 소송전을 벌여 선박 소유권을 회수한 뒤 지난 3월 시장가의 70%선인 3억7,000만달러(4,200억원)에 재매각한 사실이 있다.
조선업계에서는 "현대삼호중공업의 사례가 있듯이 선수금을 받은 상황에서는 재매각이 한결 쉬울수도 있을 것이다"며 "다만 시드릴이 69척의 시추선을 운영하는 글로벌 해양시추업체인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거제타임즈 geojetimes@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