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경춘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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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경춘 편집국장 | ||
A씨는 특수강도 혐의로 하룻만에 경찰의 손에 붙잡혔다. 이 30대 범인은 흉기로 계산대에 서 있던 21세 종업원을 위협한 후 간이금고에 있던 현금 50만원을 강취한 후 도주 했었다.
그러나 A씨는 경찰의 뛰어난 CCTV 분석력과 정확한 탐문수사에 의해 예상보다 빨리 검거 됐었다. 이 30대 범인은 창원지법 통영지원의 영장실질 심사를 거쳐 22일 구속 수감됐다.
그런데 범행 당시 취했던 A씨의 행동이 마치 국민들로부터 지탄받는 특정 정치인들을 보는 것만 같아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간 큰 강도인지, 무지한 강도인지 알 수 없지만 A씨의 행동은 아무래도 이상했다.
경찰조사 결과 A씨는 범행 후 바로 도망가지 않고 편의점 안에서 아르바이트생인 종업원에게 한참 동안 훈계 까지 했다고 한다. 더 우스운 일은 범인이 훈계 후 악수까지 나누고 유유히 편의점을 나왔다고 하니 기가 찰 일이다.
자신이 강도짓을 해 놓고도 "너도 앞으로 나처럼 이렇게 될 수도 있다. 열심히 살아라" 라고 말한뒤 악수까지 나누고 도망쳤다고 한다. 자신은 흉기를 미리 준비해 가서 열심히 일하는 아르바이트생을 협박 한 후 돈을 강탈해간 특수강도 신분이어서 벌을 받아야 할 범법자였다. 이런 자가 잠시 자신의 행동을 잃고 착각했는지 모르겠지만 세상은 참 희안하다.
특히 A씨는 훈계후 유유히 편의점을 나와 옥포지역 모 주점에 들러 강탈한 돈으로 술 까지 마시고, 이어 PC방으로 자리를 옮겼다. 술을 마신 상태에서 긴장이 풀려서인지 깜빡 잠이든 후 눈을 떠보니 범인 앞에는 자신을 뒤쫒고 있던 경찰이 수갑을 채우고 있었다.
A씨는 이전에도 남의 카드를 훔친 후 마사지 샾에 들어가 잠이 든 사이 뒤를 쫒던 경찰에 덜미를 잡힌 사실이 있었다고 한다.
경찰에 검거 될 당시 A씨는 강취해 간 50만원 중 20만원은 유흥비로 탕진하고 현금 30만원만 남아 있었다. 돌이킬 수 없는 큰 죄를 지어 감옥에 가야 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고작 술 한잔에 PC방 놀이를 즐기기위해 강도짓 까지 하는 세상이 무섭다.
자기 자신이 떳떳하지도 않으면서 목적 달성을 위해 흉기로 위협한 종업원을 상대로 걱정하는 투의 훈계를 한 자체도 우습지만, 강탈한 돈으로 술을 마시고 PC방에서 잠을 자다 검거됐다니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내용은 다르지만 이번 사건을 떠올리다 보면 자신도 떳떳하지 않으면서 그 누구보다 청빈하고 깨끗한 사람이라고 큰소리 치며 국민들을 훈계하는 듯한 정치인이 많은 나라 대한민국의 현실이 문득 뇌리에 스쳐간다.
대통령선거를 코 앞에 두고 있는 지금, 넘쳐나는 복지정책과 국민들을 위한 머슴정치 주장에 속을지언정 국민들은 행복하다. 하도 정치인들에게 속아 살다보니 잠시의 행복 속에 살지라도 "지금 이 순간만 같아라"며 기도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얼마 동안의 시간이 흐르고 나면 한명의 주인공만 남게되고, 온 사회를 바꾸고 세상을 바꾸겠다며 요란을 떨었던 몇 몇 사람들은 브라운관에서 자취를 감 출 것이다. 그 때는 이 행복한 公約(공약)들이 空約(공약)으로 변해 메아리로만 남게 될 것이다. 그런 상황이 오면 "또 속았구나" 하는 5년 전의 한숨을 그대로 내쉬어도 어디에 하소연 할 곳도 없을 것이다.
대통령 후보들이 공약으로 내걸고 있는 사항들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대한민국은 선거 이후 이 지구상에서 가장 행복하고 잘사는 나라로 변해 있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선거가 끝나보면 알게 된다.
그동안 국회의원들은 자신들의 영달을 위한 세비는 국민들 몰래 올리면서 정작 국민들을 필요한 일은 등한시 하다 비판받기 일쑤였다. 마을 안길 하나도, 작은 다리 하나도 모두 자신이 이뤄놓은 업적이라며 유권자인 지역민이나 국민들을 식은 죽먹기 식으로 속이는 나라가 대한민국이었다.
역대 대통령과 국회의원들은 후보시절 국민들을 마치 업고 다닐 것인양 갖은 복지정책과 지키지 못 할 약속을 쏟아냈었다. 하지만 당선되고 나면 "세금문제다", "재원문제다" 해서 대 국민담화문 하나 달랑 발표하고 슬거머니 발뺌 한 채 국민과의 약속을 헌 신짝처럼 버려 왔다.
이제 대한민국 정치도 높아진 국민 수준 만큼이나 바뀌어 져야 한다. 어설픈 공약이나 훈계같은 국민설득으로는 통하지 않는다.
부모와 함께 살면서 용돈을 주지 않아 유흥비 마련을 위해 과도를 미리 준비해 가서 범행을 저질렀다는 35세 된 젊은 범죄자의 '얼빠진 훈계와 악수' 얘기에서 우리는 많은 것을 느껴야 한다.
이해하기 어려운 거제 편의점 강도사건의 범행 동기와 아르바이트생에 대한 훈계는 어찌보면 우리사회의 한 단면을 보는것만 같아 안타깝다. 엉터리 공약과 어설픈 설득으로 국민들을 속이는 정치인들의 악수가 전염병을 옮기기 보다는 살기 힘든 세상에 따뜻한 희망의 등불이 되어주길 기대한다.
문경춘 mun42013322@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