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초임 여교사의 수업 중 욕설을 한 학생을 훈계했다가 '폭력교사'로 낙인찍혀 억울하게 교단를 떠나야 했던 거제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2년여 만에 학교로 돌아올 수 있게 됐다.
대법원 제1부는 최근 2015년 9월 학교법인으로부터 해임 처분을 받은 전 교사 A(41) 씨가 교육부 산하 교원소청심사위원회(이하 소청위)를 상대로 제기한 행정소송에 대해 원고 승소 판결했다.
당시 거제의 한 사립초등학교 교사였던 A 씨는 초임 여교사가 진행하던 수업시간에 교사를 향해 욕설을 한 학생들을 불러 훈계했다 학교에서 쫓겨났다.
혼이 난 아이들이 부모에게 '선생님이 나보고 정신병자라고 했다. 심한 체벌을 받았다'고 진술했고 훈육을 위한 꾸중과 얼차려가 폭언과 과도한 체벌로 확대 재생산됐기 때문이다.
성난 학부모들은 곧장 민원을 제기했다. 담임 학부모 29명 중 7명이 민원에 동참했다. 경남도교육청은 중징계 지침을 내렸고 학교법인은 '학생인권 보장 소홀' 등 5개 사유를 들어 그를 해임했다.
A 씨는 학교와 교육청에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모두가 외면했다. 심지어 도교육청은 A 씨 주장은 배제한 채 언론 브리핑을 통해 A 씨를 폭언과 체벌 등 비교육적 행위를 일삼은 부도덕한 교사로 규정했다.
A 씨는 소청위에 징계처분 취소를 청구했지만 기각됐다. 결국 A 씨는 소청위를 피고로, 학교법인을 피고보조참가인으로 해 법원에 해임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1심 재판부는 물리적 접촉 없는 얼차려도 체벌에 해당하는 만큼, 일부 징계사유는 인정된다면서도 "교사 신분을 박탈할 정도는 아니다"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특히 학교가 내세운 일부 징계 사유에 대해선, 아예 징계 이유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항소심 재판부 역시 "교사 신분을 박탈하는 중징계를 하려면 그에 상응하는 징계 사유가 인정돼야 하는데 위반의 정도가 크다고 보기 어렵다"며 "(해임은)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며 학교법인 측의 항소를 기각했다.
1심 판결 후 대형 로펌에 의뢰해 항소심을 제기했던 학교법인은 재판 결과를 수용할 수 없다며 또다시 대법원에 상고했다.
그러나 대법원 역시 "사건 기록과 원심 판결, 상고 이유를 모두 살펴보았으나 상고 이유에 관한 주장은 상고심 절차에 관한 특례법 제4조에 해당해 이유 없음이 명백하다"며 기각했다.
A 씨는 "돌이켜봐도 지난 2년은 너무나 힘든 시간이었지만 끝까지 믿고 응원해준 가족과 동료가 있어 버틸 수 있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이어 "이번 일을 계기로 교직사회에서 이 같은 억울한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며 "하루 빨리 학교로 돌아가 아이들을 가르치고 싶다"고 말했다. [부산일보 김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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