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4만 지역에 송전탑 불가, 변전소 외곽 이전 함께 요구
한전 "전체 선로 지중화와 변전소 이전 어렵다" 고수, 마찰 우려
"곧 인구 4만 명이 될 신도시 지역에 '송전탑'이라뇨...선로 지중화 만이 답입니다"
도심을 가로질러 설치 될 예정인 고압 송전선로의 지중화를 요구하고 있는 시민들이 한전의 미온적 대책에 불만을 품고 실력행사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마찰이 예상된다.
상문동 송전탑 지중화추진위원회(위원장 손진일)는 오는 25일 전남 나주에 있는 한전 본사를 방문해 사장 면담과 함께 송전선로 지중화를 위한 대규모 주민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고 15일 밝혔다.
위원회의 요구사항은 한마디로 총 300억원 정도의 예산이 소요 될 것으로 추정되는 기존 송전선과 신설 송전선로의 동시 지중화다. 하지만 시가 사업비 일부를 부담해야 하는 부분과, 한전 측이 신설 예정 송전선에 대한 지중화에 대해 난색을 표명하고 있어 마찰이 불가피해 보인다.
손진일 위원장을 중심으로 하는 위원회는 "상문동은 얼마 가지않아 인구 4만 명을 넘어서게 돼 있으며, 지금도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들어서고 있는 등 신도시로 발전하고 있는 거제의 중심지다"며 "일단 사장을 만나 지역민들의 간절한 바램을 전달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사장 면담 등을 통하고도 주민들의 뜻이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항의 집회를 열어 송전선 지중화를 반드시 관철시킬 계획이다.
현재 부산에 있는 한전 남부건설처는 거제지역 전력공급 안정화를 위해 '154kv 통영~아주 간 송전선로 복선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송전로를 추가해 하나의 전력선이 끊기더라도 나머지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토록 하는 꼭 필요한 사업이다. 통영~거제 상문동 거제변전소 구간은 이미 공사가 완료됐고, 계룡산을 사이에 두고 자리잡은 거제변전소~아주변전소 구간이 현재 남아 있다.
외줄 송전로를 이용해 왔던 거제는 지난 2003년 '매미' 태풍 당시 송전탑이 붕괴돼 꼬박 일주일 동안이나 전력공급이 중단돼 큰 불편을 겼었던 사례가 있다. 이후 복선화가 완료된 상문, 신현, 고현 등 서쪽 지역은 이전과 같은 대규모 단전 사태가 재발하지 않고 있어 복선화의 중요성을 실감하고 있다.
이에반해 아직도 외줄인 아주, 옥포, 장승포 일대는 지난해에도 많은 불편을 겪었다. 태풍 '차바'에 일부지역에서 단전 사태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아주동에 있는 대규모 사업장인 대우조선해양이 단전으로 인해 현장 조업이 전면 중단되는 사례도 있었다.
한전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두 변전소 간 8km 구간에 높이 30m 2회선 철탑 20여기를 설치, 비상시에도 전력공급을 유지할 수 있는 송전선로를 확보키로 했다. 연대 노선을 확정하고 내년 상반기 산업부에 사업신청서를 제출, 늦어도 하반기에는 착공 할 계획이며 준공은 2021년 4월 예정이다.
하지만 선로 예정지 인근 주민들은 흉물스런 거대한 철탑과 송전선이 도시미관을 해치고, 도시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 한다며 반발이 심한 편이다. 주민들의 반대 이유는 이 외에도 고압선에서 발산되는 전자파의 유해성 때문도 있다. 이같은 이유로 마을 주민들은 최근 추진위원회 까지 결성하고 한전을 상대로 신설송전로와 기존 송전로의 전체 지중화 및 변전소 외곽 이전을 요구하고 나선 상태다.
한전은 주민들의 요구에 대해 "기존노선 지중화는 지자체가 사업비 절반을 분담 할 경우 가능하지만 전체 선로 지중화와 변전소 이전은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전 측은 "학교와 도심을 횡단하는 신설 구간인 아주동의 경우 지중화를 검토 중에 있지만 거제변전소는 이전 민원에 따라 2011년 옥내 변전소로 전환된 시설이어서 다시 이전하기 어렵운 상황이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같은 이유로 추진위와 한전 측의 마찰이 불가피해 보인다.
손진일 추진위원장은 "현재 상동동에는 27,500여 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지만 아파트가 준공되고 나면 인구가 크게 늘어날 것이다"며 "주민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심한 반발에 부딪쳐 신설 송전노선 사업에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추진위 소속 주민 100여 명은 25일 오전 9시 관광버스 3대에 나눠타고 거제시청에 잠시 들린 뒤 나주로 출발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기존 지중화 사업비는 약 200억 원이 소요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사업 진행을 위해서는 거제시가 사업비 절반을 부담해야 한다.
거제타임즈 geojetimes@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