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돌보는 일 같은 맥락...뚜렷한 대책없이 "자리 비워달라"
▲ 거제노인통합지원센터
두 곳 모두 현 장소 건립예정 치매센터 활용 방안 협의필요
"10년 째 이 자리에서 홀로계신 어르신들의 안전한 노후를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해 오고 있는데 '치매지원센터' 건립부지로 선정돼 다른 곳으로 이전하라고 하니 큰 일 입니다..."
문재인대통령 공약에 따른 '치매국가책임제' 사업의 일환으로 전국적으로 추진 중인 '치매안심센터' 건립 예정지로 '거제노인통합지원센터'부지가 선정되는 바람에 갖가지 문제점이 나오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치매안심센터'가 지역내 홀로 살고계신 1,100여 명의 재가노인들을 상대로 각종 지원서비스를 펼치고 있는 거제노인통합지원센터(이하 거제노인센터)가 자리잡고 있는 곳에 들어 설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곳에 치매안심센터가 들어게 되면 당장 건물 신축공사를 위해 건물을 철거해야 하기 때문에 당장 노인센터를 비워주고 다른 곳으로 옮겨가야 한다.
하지만 현재 시가 이전 장소로 지정해 준 곳은 나이든 노약자들을 보호하기 어려운 곳이어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2 곳 모두 지역 노인들을 위한 일을 하고 있거나, 해야 할 기관이어서 서로 좋은 협의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것이 주변 여론이다.
시(시보건소)가 추진 중인 치매안심센터 건립 예정지는 현재 노인센터(약 30여 평 정도)로 사용하고 있는 거제중앙로 13길 25-1(고현동 주민자치센터)앞 도로 건너편에 위치해 있다.
시는 정부 방침에 따라 오는 2월 이내 공사 착공에 들어간다는 계획으로 지난해 9월 실시용역에 들어간 상태다. 3층 규모 건물로 건립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진 치매센터의 준공 및 개소 시기는 오는 7월 예정이다.
이 곳에는 검진실과 교육실, 상담실, 프로그램실, 단기쉼터 등이 들어설 예정이며 그동안 시 보건소가 운영했던 치매조기검진과 예방교육, 1대1 사례관리 프로그램 등이 운영된다. 그동안 예산과 전문인력 부족으로 집중 치료가 불가능했던 치매환자들을 위한 시설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 치매관리 및 정신건강증진사업 업무를 차질 없이 진행하고 지역주민들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서는 행정을 통해 의료수혜를 높여간다는 것이 체매센터 건립의 목적이다.
이곳에는 센터장을 비롯,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치료사 등 20여명이 배치 될 예정이다.
현재까지는 6명의 보건소 직원이 1,300여 명의 지역 치매등록환자를 보살펴 왔다. 치매센터가 신설되면 보건소는 그동안 겪어왔던 과중한 업무로부터 벗어나게 되며, 환자와 가족들은 치매관리에만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치매센터 건립으로 인해 지금까지 지역내 홀로 살고있는 1,100여 명의 노인들을 돌봐 왔던 노인통합지원센터가 다른 곳으로 옮겨가야 하는데 마땅한 장소가 없다는 것이다.
시는 현재 인근 자활센터 3층으로 사무실을 옮기고 이 곳 1층 5평 정도를 상담실로 사용토록 권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로 협의하는 것은 좋지만 문제는 실시설계 등이 진행되고 있어 당장 사무실을 비워달라고 종용하는데 있다.
이에 노인센터 측은 시가 옮겨갈 장소로 권유하고 있는 자활센터의 경우 지금의 사무실 보다는 넓지만 문제점이 많아 난색을 표하고 있다. 오래된 건물이라 엘리베이트도 없어 노인들이 사무실에 찾아오기도 힘들뿐 아니라, 1층과 3층으로 나뉘어진 업무형태로 인해 노인들이 찾아와 상담을 요청해도 애로사항이 많다는 것이다.
이에 노인센터 측은 “현재 3층 건축물로 예정된 치매센터가 엘리베이트가 설치되는 현대식 건물인 만큼 한 층을 더 올려 4층으로 건립한 후 이 곳에 사무실을 설치해 주면 좋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그렇지만 시의 입장은 다르다. 예산 문제로 인해 자활센터 장소가 아니면 현재로서는 대안이 없다는게 의견 상충 부분이다.
거제노인통합지원센터 김은지 센터장은 "시로부터 위탁받아 어르신들의 복지를 위해 열심히 노력해 온 시설인데 이렇다 할 대책없이 내몰리는 것 같아 안타까운 부분이 많다"며 "보건소도, 노인센터도 모두 어른신들을 위해 나선 만큼 불협화음 없이 문제가 원만히 해결되길 바랄 뿐이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또 "장소 이전 문제로 당장 사무직 사회복지사 11명과 복지요원 2명, 현장직 근로자 120명, 노인일자리 참여자 113명이 근무하는 곳이 엉망이 될 수 밖에 없는 딱한 처지에 놓여 있다"며 "봉사하는 마음으로 일하고 있는 직원들이 희망을 갖고 노인복지를 위해 더 노력할 수 있도록 시와 의회, 시민들이 적합한 대안을 만들어 주시길 희망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한편, 거제노인통합지원센터는 비영리 민간단체인 (사)거제시자원봉사단체협의회 산하기관으로 2002년 12월에 개소해 2007년부터 현재의 장소에 사무실을 옮겨왔다.
그동안 센터는 직원들이 회의할 마땅한 장소마저 없어 시 자원봉사센터나 고현동사무소 등을 전전하며 회의실을 빌려 사용해 왔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홀로 살고있는 지역 노인들에게 2주 1회 밑밭찬을 만들어 배달 할 때에도 이삿짐을 싸듯 주방짐을 싸서 몇 차례 차로 옮겨 가야하는 등 열악한 환경에서 사업을 진행해 왔다.
거제타임즈 geojetimes@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