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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대우조선해양 매각, 조선도시 거제의 몰락

기사승인 2020.10.23  14: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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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제정책연구소 김범준 소장

위기의 거제, 최대의 현안

   
▲ 김범준
지금 우리 거제에서 가장 중요한 현안이 무엇일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단언컨대 '대우조선해양 매각 문제'입니다.

좋든 싫든 거제 인구의 70%가 직·간접으로 조선업에 기대어 밥을 먹고 삽니다. 조선업의 몰락은 곧 거제시의 붕괴를 말합니다. 한때 30만 명에 육박하던 인구는 이미 5만 명 넘게 줄었고, 연말을 전후해 또다시 8천 명에 가까운 조선소 인력감축이 있다는 소식도 들립니다.

집값은 반 토막 난 지 오래고, 경기가 다시 살아날 것이라 기대하기도 어렵습니다. 대우조선해양의 현대중공업으로의 매각은 한마디로 '대우조선해양이 현대중공업의 블록조립 기지, 하청업체'로 전락해 몇 년째 문을 닫고 있는 제2의 군산조선소가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현대중공업에 대우조선해양이 매각되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요? 바뀐 현대중공업 거제조선소는 기존에 대우조선해양이 기술적 우위에 있던 LNG선, 특수선 등을 집중적으로 건조하게 돼 그 인력 외에는 정리될 것이 자명합니다.

많은 전문가는 대우조선해양이 매각될 시 선가가 5~10% 인상될 것으로 예상하는데, 공급을 줄인다는 것은 결국 대우조선해양의 규모가 줄어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말합니다. 그에 연이은 협력업체들의 도산과 인력의 역외 유출은 지역경제의 붕괴를 더욱 가속할 것입니다.

대우조선해양이 거제에서 차지하는 경제 비중이 40%에 이르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대우조선해양을 끼고 있는 옥포, 아주, 능포, 장승포 등의 지역경제는 완전히 붕괴하여 회복 불가능한 수준으로 후퇴할 것입니다.

장기적으로 거제도 전역에 그 불황의 여파가 덮쳐 석탄 산업의 붕괴로 몰락한 탄광 도시 태백의 전철을 그대로 밟게 될 것입니다.

대우조선해양 매각의 오해와 진실
그런데도 왜 이토록 중차대한 문제에 거제시나 시의회 또 많은 단체들과 시민들은 이렇게 조용한 것일까요? 지금도 대우조선해양에 대해 '주인 없는 회사의 도덕적 불감증, 국민혈세의 막대한 공적자금 투입, 강성 노조의 전횡, 직영에 대비되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처우와 환경, 협력업체 등에 대한 갑질 등'의 이유로 차라리 현대중공업으로의 빠른 매각이 조선업의 안정과 거제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실제 그동안 대우조선해양은 주인 없는 회사의 전형을 보여주었습니다. 14조 원이 넘는 국민혈세의 투입에도 불구하고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와 강성 노조로 인해 시민적 공감대를 얻지 못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다 보니 지역사회에서 '홧김에 서방질한다'고 차라리 현대중공업으로의 매각을 선호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들은 자칫 '빈대를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태우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통해 시장의 안정화, 효율성 극대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R&D 통합, 중복투자 제거, 규모의 경제를 통한 비용절감 등 원가절감을 통한 수주 경쟁력 향상을 가장 큰 인수 목적으로 꼽았습니다.
 
현대중공업이 인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희망퇴직, 분사, 아웃소싱 등의 이름으로 사실상 대량해고 칼자루를 휘두를 수밖에 없을 것이고, 대우조선해양과 관련된 약 2만 7,000여 명의 정규·비정규직 인력과 수많은 납품업체들 중 상당수는 거제를 떠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정부의 결정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방법
향토기업인 대우조선해양의 주인 찾기는 계속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현대중공업으로의 매각은 절대로 막아야 합니다. 현대중공업으로의 매각은 조선 도시 거제의 몰락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현대중공업으로의 매각을 저지한 후 대우조선해양의 새로운 주인 찾기를 백지상태에서 새롭게 시작해야 합니다.

정부와 산업은행은 올해 안에 EU의 심사를 마무리 짓고 내년에 합병을 종결시키겠다고 합니다. 정부 기관들이 한목소리를 내고 있고 현대중공업은 EU에 가서 조건부 제안을 했다는 소리도 들립니다. 범시민 매각저지 대책위와 대우조선해양 지회가 연일 반대 투쟁을 하고 지역의 국회의원이 머리띠를 매어도 정부·여당의 뜻이 대우조선해양을 현대중공업에 넘기는 것이라면 막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온 거제시민들이 '한목소리로 매각반대'의 뜻을 보이면 잘못된 결정을 뒤집을 수 있습니다. 반드시 막아야 합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정부의 결정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거제 시민들의 단합된 힘을 보여주는 것뿐입니다.

25만 거제시민이 향토기업인 대우조선해양의 잘못된 매각을 용납하지 않으면 어느 위정자도 쉽게, 함부로 결정할 수 없습니다. 한목소리를 내는 거제시민을 두려워하지 않을 정치인과 정당은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 거제시민들은 난대수목원 유치과정에서 엄청난 시민의식을 보여주었습니다. 남녀노소, 여러 이해관계와 상관없이 무려 15만 명이 난대 수목원 유치를 위해 서명했습니다. 대우조선해양의 매각 문제는 국비 1,000억 원의 난대수목원 유치에 비할 바가 아닙니다.

대우조선해양을 현대중공업에 매각하는 것은 거제를 먹여 살리는 가장 큰 젖줄을 포기하는 것일 뿐 아니라 거제 지역경제의 붕괴를 의미하고 나아가 거제의 미래를 포기하는 것입니다.

거제시민 여러분 힘을 모아야 합니다. 거리에 나서야 합니다.

거제타임즈 geojetimes@hanmail.net

<저작권자 © 거제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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