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목 김주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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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주근 | ||
엄마 뱃속에서 태어나면서 천지를 진동 시켰다. 그 소리는 가족들에게 기쁨의 선물이다. 눈도 못 뜨고, 주먹을 불끈 쥐고, 발을 차면서 얼굴은 빨갛게 상기된 모습으로 울었다. 탄생의 첫 소리다. 엄마는 포근하게 안아준다.
처음이고 시작이다. 가족이란 이정표에 도장을 찍었다. 부모의 도움 없이는 살아갈 수가 없다. 엄마의 정성이 사랑이다. 다음 날 부터 새 생명 탄생을 친척들과 이웃 그리고 동네사람들에게 소문낸다.
엄마 뱃속에서 열 달 동안 자라면서 공짜로 살았다. 특권 중에 최고급 특권이다. 엄마는 생각도 깊게 하고, 목소리도 부드럽게 하고, 걸음걸이도 조심조심 하면서 온통 태아에만 집중한다. 먹는것도 골고루, 급한 행동도 느릿느릿, 큰 소리에 무의식으로 손이 배를 감싸준다. 배가 불러올수록 허리는 뒤로 중심을 잡는다. 무거워질수록 다리에 힘이 들어간다. 그 과정이 열 달이다.
성장하면서 선천적으로 장애가 있는 사람도 있다. 부모의 심정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후천적으로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도 주변에 쉽게 접하면서 살아간다. 가슴이 아프고 눈물도 난다. 그 가족은 오죽하겠는가?
세상은 공평하지 않다. 현대 사회에서는 장애인 우선 정책으로 계획하고 실천한다. 장애인들의 불편함을 호소하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현상이 효과가 크다. 장애인들의 목소리가 나오기 전에 생활에 불편함 없이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장애인 우선 그리고 노약자 먼저 사회 구성원이 되어야한다.
배려하는 마음은 어디에서 형성될까? 준비된 마음일까? 아니면 순간적인 판단일까? 알 수는 없지만 나의 기준에서 생각한다면 아동시절에 부모님으로부터 교육받은 영향력이다. 누구나 살아가는 환경이 다르고 방법이 다르다. 한 지붕 밑에 성장한 형제들도 성격이 다르다. 나와 똑같을 수가 없다.
소싯적 생각이 난다. 엄마는 동네잔치 집에 가서 품앗이하고 떡을 종류별로 몇 가지를 보자기에 싸서 들고 집으로 오셨다. 엄마는 식솔들을 모아놓고 떡을 큰 아이부터 막내까지 순서대로 주신다. 나누어 주다 보면, 누구는 찰떡, 누구는 절편 떡, 누구는 쑥 떡, 크기도 모양도 각각 다르다. 그 과정에서 많고 적음의 미묘한 감정이 생긴다.
며칠 후에 식솔들 중에 한명이 엄마에게 괜한 불만과 투정을 부린다. "엄마는 나만 미워하고 언니만 좋아하니까 떡도 많이 주고 속상하다고 울음을 터트린다. 내가 쑥 떡 좋아하는 것을 알면서도 언니한테 주고 엄마 미워~ 미워~" 하면서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한 지붕 밑에 살아도 각자 개성(個性)이 다르다.
인생 환갑이 넘어가면, 신체에 고장이 나는 신호가 이곳저곳에서 나타난다. 여기에 이상 신호가 오고, 저기가 부자연스럽고 일 년이 멀다고 신체의 변화는 감지된다. 육십년을 사용했으니까 몸에서 탈이 생기는 것이다. 당연한 이치다. 마음은 젊음을 간직하고 있지만 몸은 세월에 장사가 없다.
며칠전에 ㅇㅇ목욕탕에서 목욕을 하고 탕에서 나왔다. 수건으로 몸을 닦고 있었다. 옆에 있는 사람이 어디에서 많이 본 사람이었다. 그 분도 나를 자세히 보고 있었다. 상대는 내 이름을 부르면서 혹시 "주근동생이제?" 하고 확인한다. 나 "민구 형"이다. 하였다. "형님아! 형님하고 비슷한 사람인가?" 하고 생각하고 있었다. 형님 "살이 많이 빠져서 알쏭달쏭 했는데...헝님이네요. 못 알아봐서 죄송합니다." 라고 했다. 약 10년 전의 형님과 오늘 보는 형님은 남다른 모습이었다. 몸이 왜소하고, 키가 작아 보였다. 형님은 "살이 10kg 빠졌다."라고 하셨다. 그 동안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모르지만 깊은 말을 묻기에 경우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본인이 마음의 문을 열기 전에는?
나는 서울 신촌 ㅇㅇㅇㅇ병원 원무과에 근무하는 분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래서 지금까지 위급한 환자가 있다고 전화가 오면 연결을 해 준다.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진다. 누구든지 기회가 주어진다. 그 기회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변화가 온다. 선택은 본인과 보호자가 하겠지만 소개는 해 준다. 누구든지 골든타임이 있다. 특히 환자에게는 골든타임이 시계 분을 다툴 때가있다. 만약에 내가 도움이 되어 준다면 활용하는 사람이 현명한 사람이다.
지금까지 많은 사람을 연결해 주었다. 그렇다고 조금이라도 도움을 받고자 소개하는 것은 아니다. 그냥 순수한 마음뿐이다. 생명에 생사가 걸려있기 때문에 아름다운 일을 하고 싶은 마음이다.
그 분도 정년퇴직하고 나면 나하고는 인연의 한계가 있다. 정년 퇴직하기 전에 환자 한분이라도 연결해 주고 싶다. 지방병원은 여러 가지로 한계가 있다.
환자가 중병이라고 판정을 받으면 마음에 상처가 크다.
그 날부터 입맛이 없고, 목소리도 힘이 없고, 행동도 느릿느릿 하고,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이 들고, 땅이 꺼지도록 한숨만 나온다. 누군가로부터 도움이 된다는 소식을 접하면 희망으로 반전되어 앞에서 열거한 현상이 거짓말처럼 사라진다. 마음속에 긍정적인 용기와 기대하는 효과가 신체로 부터 반응을 보인다. 이 노무 세상! 마음먹기에 달렸다.
거제타임즈 geojetimes@hanmail.net
